
유럽연합의 탄소 중립 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 Gary Scott
- 0
- Posted on
서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 속에서, 유럽연합(EU)은 2050년 탄소 중립(Net Zero) 달성을 목표로 기후·에너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단순히 유럽 내에서 발생하는 환경 규제에 그치지 않고, 무역·산업·투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글에서는 EU의 탄소 중립 정책 변화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먼저 살펴본 뒤, 한국 기업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1. 유럽연합 탄소 중립 정책의 주요 변화
1.1. ‘Fit for 55’ 패키지(2021년 발표)
-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 이를 위해 확대된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에너지세 조정, 산업·수송·건물 분야 혼합탄소가격제 도입 등의 조치가 추진된다.
1.2.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 EU 내 탄소 배출 규제를 우회해 생산된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 배출 제품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 2023년부터 일부 품목(시멘트,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기 등)에 시범 적용되었고, 2026년부터 정식 시행을 목표로 한다.
- CBAM은 수입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EU 내 배출권 가격(EU ETS 가격)으로 환산해 관세처럼 부과한다.
1.3.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세 개편
-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최소 40%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기존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여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한다.
1.4. 순환경제 및 폐기물 관리 강화
-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과 재사용을 고려해 생산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규제를 강화한다.
-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제조기업은 친환경 소재 사용, 생산 공정 투명성 확보, 폐기물 절감 방안 등을 증명해야 한다.
2. 한국 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2.1. 수출 경쟁력 영향
- EU를 주요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시멘트 등 전통적 중공업 분야 한국 기업은 CBAM 도입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예: 철강·알루미늄·시멘트 제품의 생산 공정에서 배출된 탄소량만큼 추가 비용(탄소 관세)이 부과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
- 반면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거나 ‘저탄소 인증’을 받은 제품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2.2. 공급망 및 원자재 조달
- 유럽에서 요구하는 친환경 인증·표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거래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화학·섬유 기업은 재생원료 사용, 확장 보증 검사(LCA: Life Cycle Assessment) 결과를 제시해야 하며,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입증해야 한다.
2.3. 금융·투자 환경 변화
- EU는 탄소 배출량이 일정 기준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자금 조달 시 차별적 금리나 대출 제한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 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한국 기업은 친환경 금융 상품, 그린 본드(Green Bond) 발행, 저금리 대출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2.4. 글로벌 파트너십 및 기술 협력 기회
- 유럽이 추진하는 탄소 저감 관련 연구개발(R&D)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경우, 기술 협력 및 공동 사업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예: 수소·배터리 관련 기술, 그린 에너지 프로젝트, 탄소 포집·저장(CCS) 분야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
3.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
3.1. 탄소 감축 로드맵 및 인증 준비
- 생산 공정 전반에 걸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측정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ISO 14064, GHG Protocol 등)에 근거한 보고 체계를 갖추고, EU CBAM 대비 사전 인증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3.2. 그린 테크놀로지 투자 및 전환 가속화
-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화 설비 투자, 전기차(EV)·수소차(Hydrogen Vehicle) 개발 등의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 특히 EU 시장 진출을 위한 신제품 개발 시 저탄소·친환경 요소를 제품 설계 초기 단계부터 반영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3.3. 동맹국 및 지역 간 협력 확대
- EU 이외에도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탄소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므로, 다지역에서의 규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한·EU, 한·미·일 등 다자협력 플랫폼에서 기술 표준화, 정책 조화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3.4. ESG 경영 내재화 및 투명성 강화
-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ESG)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이해관계자(투자자, 바이어, 정부 등)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 이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 실적을 입증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
결론
EU의 탄소 중립 정책 변화는 한국 기업에게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규제로 인한 비용 부담과 시장 접근성 저하 우려가 존재하지만, 한편으로는 친환경 기술력 확보, ESG 경영 내재화,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분야는 CBAM을 비롯한 EU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친환경·저탄소 전략을 중장기 경영목표에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탄소 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